은은하게 빛나는 펄감, 화장품의 펄은 무슨 성분일까?

은은하게 빛나는 펄감, 화장품의 펄은 무슨 성분일까?

펄 안료

비비 크림, 파운데이션 같은 커버력 있는 베이스 메이크업 화장품에 들어가는 일반 안료는 빛을 그대로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성분 그대로의 색깔만 나타내게 됩니다. 이는 안료의 미립자에 의한 광의 흡수 또는 산란 현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반면에 아이섀도, 하이라이터 같은 화장품에는 반짝이는 펄감이 돋보입니다. 심지어 기초 화장품인 크림과 로션도 종종 잘 살펴보면 고운 입자의 반짝이는 펄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펄감은 펄 안료를 이용하여 구현하게 됩니다.

 

펄 안료는 빛을 반사해 은은한 진주의 펄감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펄 안료에는 알루미늄을 원료로 하는 금속성의 안료도 있지만, 금속성 안료는 체내에 들어가면 잘 배출되지 않고 쌓이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합니다. 또한 빛을 모두 반사하여 알루미늄 고유의 색인 은색만 표현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노트북 외관 등 전자 제품의 코팅에 주로 사용됩니다.

화장품에 쓰이는 펄 안료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운모(mica)를 주원료로 합니다. 운모는 화강암의 한 종류로, 인도가 주 생산국입니다. 주로 물고기의 비늘, 조개껍데기 등의 자연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무기질(미네랄) 성분으로, 먹더라도 체외로 자연 배출되는 성분입니다. 이 운모는 반투명한 색을 띠는데 이 때문에 빛의 일부는 표면에서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 후 반사되기도 합니다. 표면에서 반사되는 가시광선의 색은 투과된 색의 반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이 나타나게 됩니다. 

운모는 박 편성 입자이며 탄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사용감이 좋고 피부에 대한 부착성도 좋습니다. Caking을 방지하는 효과도 우수하여 고형의 파우더 제품에 함께 처방되는 체질 안료입니다. 운모는 펄 안료로써 될 때는 운모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운모를 산화타이타늄으로 피복하여 운모 티타늄으로 만들어 사용되게 됩니다. 운모 티타늄은 굴절률이 낮은 운모를 평편한 판상 형태로 만든 뒤, 그 표면을 높은 굴절률을 가진 산화타이타늄을 피복시킨 것입니다. 진주 광택은 비교적 약하지만, 무독성이며 내약품성과 내열성이 우수한 펄 안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산화타이타늄은 판상의 결정 입자가 제형 안에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빛을 반사하면서 반사광이 간섭을 일으켜 광택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산화타이타늄은 산화타이타늄층의 두께에 따라서 간섭하는 광의 파장을 변화시켜 여러 가지의 색을 띠는 광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두께 조정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색으로는 황색, 적색, 청색, 녹색 등의 간섭색이 있다고 합니다. 산화타이타늄 대신 산화철로 피복하거나 산화타이타늄의 피복층 위에 투명한 안료를 피복해서 다른 색의 안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반사광이 청색인 안료 표면에 청색 안료를 피복하면 반사 광고 투과광이 모두 청색인 안료가 얻어지며, 적색으로 피복하면 반사광은 청색이고 투과광은 적색인 안료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화장품에 쓰이는 펄 안료는 처음에는 천연 진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656년경 프랑스인에 의해서 천연 진주가 발견되어 진주가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17세기 말에는 프랑스에서 담수어의 비늘에서 채취된 구아닌의 결정을 젤라틴 용액에 분산시켜 속이 빛 유리구에 주입해 모조 진주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청어의 비늘을 정제해서 구아닌의 결정을 페이스트 상태로 가공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박은 비중이 가볍고, 내열성, 내광성, 안정성도 좋지만, 어획량에 따른 가격 변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염기성탄산연이나 옥시 염화 비스무트와 같은 합성 Pearl essence도 등장했는데 안전성이나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현재는 한정적인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타이타늄 피복 운모계의 펄 안료는 1970년대에 개발되어 내광성, 내열성, 내약품성, 안전성을 인정받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휴대전화의 도장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각종 기후에 견디는 성질인 내후성이 강화된 운모 티타늄도 개발되어 옥외 용도로도 사용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외관에 금속적인 느낌을 더 부여할 때 금속분 안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내후성이 강한 운모 티타늄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천연의 진주는 아라고나이트라 불리는 탄산칼슘의 판상 결정이 겹겹이 쌓인 것으로 그 층간에 경질 단백질이 극히 얇은 층으로 존재하여 바인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다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입사한 빛이 그 층간 구조 사이에서 다중 반사를 하여 일곱 빛깔이 이 반사광의 간섭효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무독이고 광택이 우수하지만, 수율이 극히 작고 고가인 만큼 화장품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염기 탄산염은 우수한 광택과 결정의 두께를 바꿔 반사되는 색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산성이 약해 황화수소로 흑변하여 내열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옥시 염화 비스무트는 비스무트 함유로 고가이긴 하지만 인체에 무해한 무독성인 만큼 화장품에서 소량으로 종종 사용되고 있습니다. 

펄 안료가 적절한 광택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투명한 판상 형태의 결정형을 가지면서 굴절률이 크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결정 입자의 크기는 5~100um 정도가 적절하며, 두께와 입자 크기의 비율은 1:50~1:100(두께:입자크기) 정도의 비율이 적절합니다. 또한 용도에 따른 분산성이 좋고, 유기 용제 등에 대해 용해성이 작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