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중 로션과 크림이 만들어지는 방법, 유화

로션과 크림이 만들어지는 방법, 유화 

우리가 사용하는 크림, 로션은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액체가 유화제(계면활성제)에 의해 미세하게 분산되어있는 상태에 있는 물질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유화라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화(emulsion)란 물, 오일과 같이 서로 용해되지 않는 두 종류의 액체 중 어느 하나의 부분이 다른 하나의 부분에 미세한 형태로 분산된 상태입니다. 물, 오일, 유화제의 세 성분이 평형 상태로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micro와 macro로 크게 나뉩니다. Micro emulsion은 물, 오일, 유화제 세 성분이 평형 상태로 열역학적으로 안정되어있습니다. 이에 반해 Macro emulsion은 물, 오일, 유화제 성분 간의 평형이 성립되지 않아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Emulsion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Macro emulsion을 만들기 위해선 물과 오일의 계면 면적을 넓혀야 하고, 이를 위해 외부에서 힘을 가해주어야 합니다.

Macro emulsion에선 섞이지 않는 두 성분이 접하는 모든 계면에 흡착하여 계면의 자유에너지를 저하해 분산 상태를 지속하게 하는 계면 활성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역할이 중요한 만큼, Emulsion에 있어 유화제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유화제는 원칙적으로 O/W형의 경우에는 수용성인 것을, W/O형의 경우에는 지용성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유화제 고유의 H LB(hydrophilic lipophilic balance) 값과 각종 용매에 대한 용해성, 표면장력, micelle 형성 임계 농도, micelle 수용액의 pH, 점도, 가용화 능력 등 유화제 용액으로서의 성질을 잘 파악해두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선택된 유화제와 물, 오일을 분산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만들어진 Emulsion이 잘 만들어졌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먼저, Emulsion의 외관을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량의 Emulsion 시료를 두 장의 유리판 사이에 놓고 유리판을 압착하면 시료는 얇은 층이 되어 퍼지게 됩니다. 만약, 유화 과정에서 기포가 많이 혼입되었다면 기포는 평면상에 확대되어 보이기 때문에 기포의 혼입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광학 현미경에 시료를 관찰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료를 액상에 충분히 희석한 후, 이 희석 시료를 슬라이드 글라스에 소량 옮긴 뒤, 커버 글라스로 밀폐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합니다. 이때, 현미경은 최저 배율에서 순차적으로 배율을 올려 관찰하는 것이 초점을 조정하기에 편리합니다. 초점을 맞춘 뒤, 현미경으로 보여지는 Emulsion 입자의 크기와 상태를 관찰하고 카메라로 기록합니다.

유화제에는 합성 유화제뿐만 아니라, 레시틴과 같은 천연에서 유래한 유화제도 존재합니다. Emulsion의 처방에는 두 종류 이상의 유화제가 병용되는데, 주로 친수성이 높은 것과 소수성이 높은 것이 조합되어 사용됩니다. 화장품에서 유화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유화가 잘 일어나도록 하는 데 있고, 유화를 통해 생성된 Emulsion의 지속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유화 종류 중, W/O 유화는 일반적인 O/W 유화에 비해 안정화가 어렵습니다. O/W 유화는 계면활성제 선정이 상대적으로 쉽고 유화가 잘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O/W 유화에서는 비이온 계면활성제의 Chain 길이를 조절하여 엔트로피 반발을 증대시키기도 하고, 이온성 계면활성제의 정전기적인 반발력을 이용하여 안정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W/O 유화에서는 친유성 계면활성제를 선택하지만, 친유성 계면활성제는 친수성이 낮아 계면에 흡착되어야 할 계면활성제가 유상 중에 분산 용해되는 경향이 커서 물과 오일의 계면 안정화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Emulsion은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하므로, 제조 후 바로 사용하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제조 후 소비자가 구매하여 제품을 모두 쓸 때까지는 수년이 걸리기도 하므로 유화 제형에서 안정성 확인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서 사전에 철저한 제품의 안정도 검사는 필수적입니다. 색상이 변화하는 변색, 냄새가 변화하진 않는지, 용해된 것이 석출되는 결정 석출 등의 화학적인 현상과 분리, 침전, 응집, 점도와 경도의 변화 등과 같은 물리적 변화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보관 환경 조건을 달리하여, 고온에서는 분리되지 않는지, 저온에서는 결정이 석출되지 않는지, 점성이 높아지는 겔화 현상은 없는지, 오일의 열화 현상으로 향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는지, 사용감의 변화는 없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광이나 형광에 의한 변색과 물성 변화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Emulsion의 안정성은 유화제 외 다른 첨가물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화아연과 같이 다가 금속염은 장기간 보관에 있어 O/W Emulsion이 부분적으로 W/O Emulsion으로 바뀌며 안정성을 저하합니다. 이산화티탄이나 카올린과 같은 친수성의 안료도 Emulsion 중에 분산되어있으면 계면 막에 모여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여 안정성에 영향을 주므로 주의해야 하는 성분입니다. 수상에 배합되는 다가 알코올 또한 Emulsion의 성질과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